[바벳 카지노] 마카오 인생파멸 2부


처음 도박을 접한 이후, 지금까지 마카오의 수많은 호텔을 돌아다녔지만, 여전히 어메니티는 국내 샴푸와 바디클랜저보다 향기는 좋지만, 뭔가 깔끔한 느낌은 없었다. 머리카락이 더 뻣뻣해지는 듯해 컨디셔너는 필수인 것 같았지만, 그마저도 뚜껑을 열 생각조차 못하고, 겨드랑이와 사타구니만 잔뜩 문지르며 샤워를 마친 뒤엔, 세면대에 놓인 물 한 모금을 마시며 담배를 피우고 수건으로 몸을 툭툭 털었다.

“애들 상태는?” 피곤에 쩔어 눈이 새빨개진 친구에게 물었더니, “나랑 비슷해”라고 짧게 대답했다. 그 눈빛은 마치 그 자신도 인생의 어떤 사연을 품고 있는 듯했다. 내가 잠든 동안, 테이블에 이미 입성한 듯했다.

로비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카지노 입구를 지나칠 때까지, 친구는 두 시간 동안 자신이 겪은 일들을 풀어놓으며, 흥분과 긴장을 함께 예열했다. “테이블 바카라에서는 직접 카드를 받는다”면서 그가 얘기했다. 돈을 제일 많이 건 사람에게 카드가 던져지는데, 자신은 소액이라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다고 했다. 칩은 현금을 딜러에게 건네면 교환해주고, 룰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었지만, 그때 나는 이미 4천 달러를 17만 달러로 만든 내 실력에 취해, 마치 일제강점기의 순사처럼 친구를 앞세우고 바카라 테이블로 향했다. ‘누가 내 친구 돈을 따갔냐?’는 생각이었을까.

미니멈 500달러 테이블에 앉은 친구는 이미 땄는지 잃었는지, 마른침을 삼키며 잔뜩 주름진 얼굴로, 또 다른 친구는 여유롭게 1천 달러 테이블을 돌고 있었다. 나는 그저 내 돈처럼 신나게 게임을 시작했다. “얼마 넣었냐?” 묻고는 9천 달러를 딜러에게 밀어줬고, 그 순간 분명히 욕이 섞인 중국어가 들려왔지만, 나는 그저 웃음이 나왔다.

게임이 시작되자, 뱅커가 연속으로 나왔다. 5개, 6개, 4개… 뱅커에 계속 베팅하면서 내 9천 달러는 순식간에 9만 달러로 불어났다. 칩을 바꾸는 순간, 나를 둘러싼 중국인들 중 하나는 2만 달러를 걸고 카드를 내게 밀어주었다.

그 후 16만 달러를 따게 된 나는, 친구들을 데리고 국숫집에 가서 해장술을 즐겼다. 마카오 맥주와 완탕면, 그리고 땅콩과 베트남 고추가 들어간 닭요리로 배를 채우고, 친구들에게 1만 달러씩 나눠줬다. 그날 밤, 쇼핑몰을 가기로 약속했지만, 그 전에 내 심장은 다시 카지노를 향했다.

이제 그만 가야 할 때라 생각했지만, 15만 달러를 2천만 원으로 보는 순간, 심경이 바뀌었다. “이게 얼마냐?” 그 순간 나는 다시 카지노로 향했다. 그런데 그때의 교훈이 떠오른다. 루즈컷보다는 윈컷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. 백만 원을 잃었든, 천만 원을 잃었든, 루즈컷은 루저로 남지만, 윈컷만 지키면 언제든 위너가 될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달았다.

쇼핑몰에 가기 전에, 마지막으로 시작한 도박은 슬롯머신이었다. 로또처럼 소액으로 고액을 딸 수 있는 게임이라 생각했는데, 결국 고액을 딴 뒤에도 소액은 회수할 수 없었다. 한때 유행했던 메가벅스 슬롯에서 거금을 딴 사건도 있었다. 그 시끄러운 알람 소리가 얼마나 가슴을 뛰게 하는지! 그때의 전율은 잊을 수 없다.

슬롯머신의 소리와 함께, 쇼핑을 위해 가지고 온 3만 달러가 순식간에 사라지며, 결국 6배나 되는 금액을 다시 돌려주었지만, 그 공허한 느낌은 여전히 남았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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